[극장] 영화관 하향 평준화 무엇이 문제인가? (2부) - 진보신당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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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lex 14 이태리 - 교외개발의 전형을 보여준다)

영화관 하향 평준화 무엇이 문제인가?

 멀티플렉스는 1960년대 AMC의 개념 도입 이후 85년 유럽에도 상륙하였다. 영화 상영업은 외식 사업의 경영모델과 거의 유사하여 규모를 늘리어 생산 및 서비스 원가를 줄여가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지점을 늘리면, 늘릴수록 구매력이 증가하여 구매 원가를 줄이면서도 경쟁업체에 비하여 적은 가격에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필름이나 컨세션(매점 원재료 : 음료, 옥수수 등)의 가격 모두 마찬가지이다. 지점을 늘려가는 계획은 각 개별 기업마다 같은 선상에 있다. 다만 늘려가는 속도나 전략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각 기업이 서로간에 상영관 수를 늘리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한정된 원재료 공급업자(필름수입/배급사)가 힘이 우월해지면서는 둘 간의 관계가 긴밀해지는 것이 그렇지 못한 곳보다 경쟁력이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작품/필름을 배타적/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배급사(exclusive distributor)와 긴밀해진다. 팝콘이 무지하게 맛있어서, 그 팝콘을 먹기 위하여 모여든다면 팝콘재료 공급회사와 긴밀해져야 할 것이다.

 아뭏튼 이런 관계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분을 교환 하든지, 매출액의 일부를 떼어 주면서 위탁경영 내지 프랜차이즈로 하여 관계사가 되든, 계열사가 되든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 관계는 차후 다시 논의하기로 한다.

 

상권의 재구조화

 한국의 멀티플렉스 현상은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어떠한 규제 메커니즘도 개입되지 않은 채 전개되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행정당국은 자격만 충족되면 규제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고, 인허가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멀티플렉스 기업과 인허가 실무자와의 모종의 뒷거래도 종종 있다고 전해진다.

 

멀티플렉스가 관객의 전통적인 관람 행위의 장애요인을 제거하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므로 규제대상이 되지 않는 다는 측면은 영화산업 육성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된다. 실제로 국내 문광부 산하의 ‘Y’위원회는 멀티플렉스가 통합전산망을 통하여 박스오피스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 세수 등 수입원을 투명하게 한 점도 있다 ? 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된 점을 높이 사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결과로는 멀티플렉스가 우후죽순으로 무질서하게 건설됨에 따라 멀티플렉스가 영화 산업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이 일반관객마저 체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한국의 멀티플렉스 붐은 전통적인 상영업자들 외에 CGV 강변11 이후에 거의 유사한 패턴의 개발방식을 따르고 있는데, 이는 접근이 용이한 도심 또는 부도심에 새로운 상업시설을 밀집하여 상영공간을 뒤섞는 식이다. 따라서, 기존의 도심에서의 전용건축물을 소유 운영하는 상영업자와의 입지우위(대중교통과의 접근성/타시설과의 연계성)에서는 밀릴 수 밖에 없다.

 

한편, 배급사 소유의 상영체인이 기존 상영업자의 인근에 들어선 후 도심 또는 부도심 지역의 상권에는 극심한 변화가 일어났고 기존 상영업자의 상영관에 관객이 들지 않아 폐업하게 되는 경우가 속출하였다. 도심 또는 부도심 상업 지구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담당해온 상영업자와 상영관들이 이처럼 사라짐으로써 그 지역의 상업적 쇠퇴 위험은 늘 제기되어 온 문제이다. 멀티플렉스 붐 초기에는 역세권 위주였지만, 그 이후에는 상가 개발 및 분양업자들에 의한 - 신규상권 창출이 아닌 - 기존 상권의 재구조화에 몰두 한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이전에 종사하던 많은 상업인구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됐다.

 

그러한 영화관 상가중 대다수는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갖는다. 상가부분은 다수의 구좌 계약자들이 공동 소유하고 있고, 그 위에 유인시설인 영화관 부분이 계약자 내지 건축주와 상영업자간의 임대차 형태로 되어 있다. 이전의 전통적인 상영업과 다른 점이 바로 건축주와 임대차 관계로 “입점” 되는 것이라 하겠다. 일반적으로 10개관 기준의 보증금 20억원에 설치 비용이 30억원이면 총 50억원이 투자 될 것이고 원금회수는 보통 2.5~3년으로 잡는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국면에서 살아 남길 원할 것이고, 보다 입지가 좋은 자리를 선점하느라 영화관을 확보하고 건축할 비용 중 무려, 30~40%를 보증금으로 건축주의 계좌에 납입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이 상영체인 회사가 빠른 속도로 지역을 선점하기 위하여는 지극히 상업적일 수 밖에 없다. 가동률(좌석점유율)이 유럽 15% 수준인 반면, 메이저 소유의 멀티플렉스는 가동률(좌석점유율)이 40%가 넘는다. 이로써 도입 초기에 편성 패턴 변화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명분이 사라지고 문화 다양성을 저해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러워 진다.

 

 멀티플렉스와 지역 개발, 지역 불균형의 원인

 멀티플렉스는 기업, 개인의 돈으로 투자된 시설이긴 해도, 그 규모와 성격이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하겠다. 예컨데, 영화관 주변의 부대시설 ? 성인을 주로 목표로 하는 카페, 레스토랑, 서점 그리고 식음료, 유흥업, 기타 오락 관련 상업 시설 - 이 입점 되거나 인접 건축물에 들어선다. 이로써 인구의 유입원인을 구축하고, 하나의 상권이 형성된다. 해당 상권의 부동산 내지 건축물의 임대료나 보증금이 올라감은 물론이고, 인근 영세업자들까지 타격을 입게 된다.

 

한편, 이러한 업소들은 업종의 특성 상 무차별적이고 통제권한이 없으므로 범죄율이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안전의 문제들이 제기되고, 그 안전을 지키기 위한 치안 비용은 우리가 내는 티켓값 외에 세금으로 채워진다. 미국의 어떤 메가플렉스 급 영화관은 치안을 위하여 경찰서 규모의 인력을 배정하기도 한다.

 

이처럼 멀티플렉스가 우리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상권의 변화 때문인데, 우리는 그러한 상권 안에 있고 그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함으로써 마음의 안식(?)도 얻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권이 계속하여 인접하여 구축되고 형성하면 어찌될 것인가? 부동산 개발업자는 각자 자사의 프로젝트가 최고 프리미엄을 누릴 것이라 자랑한다.

 

어쨌든, 관객은 한정된 소비규모를 유지한 채 활동이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하여 각 상영업자간에는 한정된 시장을 두고 파이 나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반복된 패턴은 결과적으로 타 지역과 불균형을 이루게 만든다.

 

규제의 필요성

 2005년 2월 현재, 영진위가 밝힌 전국 스크린 수는 1천264개를 넘어섰는데 한편, 전국극장연합회에 내놓은 '2003년 전국 시도별 영화상영관 현황'은 각 지역별로 스크린 공급에 대한 편중도가 상당히 심한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경우는 2시간을 차를 타고 나가야 영화관이 있을 정도이다. 입지가 좋은 것은 사방 팔방에 영화관이 있을 것이고, 입지가 안 좋은 곳은 영화관은 커녕 DVD대여점도 찾기 힘들 것이다. 상영업자들이 원하는 입지의 조건은 대부분 같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이런 현상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이는 멀티플렉스 설립 요건을 강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기존의 멀티플렉스가 신규관객 창출에 기여 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초창기의 호기심에 의한 효과 이고, 멀티플렉스 간의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진부성을 면치 못하게 되었을 것이고, 상권이 겹치면서는 투자자의 피해와 중복투자에 따른 낭비가 대두되고 있다. 이로써 행정당국의 적절한 기준에 따른 규제가 필요한 시기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 그 방법과 시기는 좀더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유럽의 일부 국가는 도심/부도심의 재구조화에 따른 낭비를 막기 위하여 1996년 부터 설립규제에 대한 법을 제안, 통과하여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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